피겨스케이팅 기대주 김채연(19, 수리고)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날(12일)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후 김채연은 "컨디션을 잘 관리해서 프리 스케이팅 후반에 있는 트리플-트리플 점프에 집중하고 깔끔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그는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하며 개인 최고점을 기록했다.
김채연은 이날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 79.07점, 예술 점수 68.49점을 받아 총 147.56점을 획득했고, 쇼트프로그램 점수(71.88점)를 더해 총점 219.44점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사카모토 카오리 제치고 정상 차지
이번 대회에서 김채연은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사카모토 카오리(211.90점)를 7.54점 차이로 따돌리고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차지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기록했던 사카모토(75.03점)는 프리 스케이팅 연기 후반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넘어지며 점수가 크게 깎여 총점 211.90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일본의 요시다 하나(205.20점)가 차지했다. 함께 출전한 김서영은 프리스케이팅 99.31점을 기록하며 총점 150.54점으로 최종 7위에 올랐다.
늦깎이 도전, 피겨스케이팅 정상에 서다
김채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체험학습에서 아이스링크를 방문한 후 피겨스케이팅에 흥미를 느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늦깎이' 선수다. 그러나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여러 차례 부상과 슬럼프를 겪으며 2023~2024시즌에는 "다른 선수들에게 뒤처질까 봐 두려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이 운동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리고 선수 생활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되새기며" 슬럼프를 극복했고,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획득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한국 피겨의 새로운 역사
이번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은 한국 피겨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 피겨 선수가 겨울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99년 강원 대회 양태화-이천군(아이스댄스 동메달), 2011년 알마티 대회 곽민정(여자 싱글 동메달), 2017년 삿포로 대회 최다빈(여자 싱글 금메달)에 이어 4번째다.
특히 김채연의 이번 금메달은 2025 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이 획득한 14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그녀의 활약은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스타 탄생
김채연의 이번 경기 결과는 단순한 금메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는 완벽한 기술력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섰으며,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세계선수권, 올림픽 무대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