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에서 또다시 한국인이 강도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치안 불안 문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마닐라 말라테에서 한국인 피살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 45분쯤 마닐라 말라테구 거리에서 한국인 남성 A씨가 강도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강도들이 소매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저항하다 총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현장 CCTV 영상에서는 A씨가 골목길로 들어가자 오토바이 두 대에 탄 강도 4명이 뒤따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강도들은 A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다시 도로로 빠져나가 도주했다. 당시 A씨와 함께 있던 여성이 편의점으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대상 강력 범죄 증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말라테구는 마닐라의 주요 관광 중심지로, 코리아타운이 위치해 있어 많은 한국인이 방문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필리핀 전반적인 치안 불안으로 인해 강력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 사건 희생자는 총 38명에 달한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피살된 국가로, 일본(13명)과 중국(5명)과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범죄 피해자가 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이 우려되는 이유다.
필리핀 내 치안 불안 심각
필리핀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치안이 매우 불안정한 국가로 평가된다. 특히 마닐라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도, 납치, 살인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16년에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던 한 한국인이 현직 경찰관에 의해 납치된 뒤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필리핀 경찰이 직접 연루된 범행이라는 점에서 현지 공권력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필리핀 정부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강력 범죄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의 대응과 주의사항
한국 외교부는 필리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강력 범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교민과 관광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외교부는 필리핀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는 한국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예방 조치를 권고하고 있다.
- 야간 외출을 자제하고, 범죄가 빈번한 지역을 피할 것
- 현지에서 낯선 사람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삼가할 것
- 고가의 귀중품이나 현금을 과도하게 소지하지 말 것
- 신변의 위협을 느낄 경우 즉시 한국 대사관에 연락할 것
필리핀 정부 역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치안 불안 문제가 쉽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필리핀 방문 시 신변 보호 필요
필리핀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관광 명소가 많아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강력 범죄 사건으로 인해 관광객과 거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마닐라 말라테구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 사건은 필리핀 치안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필리핀을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신변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정부와 현지 경찰도 보다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