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하면서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투자한 1조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회수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홈플러스 투자 구조와 MBK파트너스의 회수 전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국민연금은 6000억 원을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투자했다. 당시 RCPS를 통해 조달된 금액은 총 7000억 원이었으며, 대부분이 국민연금에서 나왔다. 이후 복리 규정에 따른 이자 증가로 인해 RCPS 규모는 1조 1000억 원까지 불어났고, 이 중 국민연금이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약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하면서 온전한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담보가 없는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현실화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현재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 발행 잔액은 1930억 원 규모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공모 회사채보다 단기금융상품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이번 기업회생 절차 개시로 인해 해당 투자자들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로 인해 CP와 전단채를 매입한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손실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반면,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의 블라인드펀드는 다른 기업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며 손실 없이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손실을 피해 간 반면,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부동산 담보와 메리츠 3개사의 대출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그룹 3개사로부터 1조 2000억 원을 대출받았으며, 이에 대한 담보로 5조 원 상당의 부동산을 신탁했다. 이번 회생 절차로 인해 홈플러스는 금융채무 상환을 유예받고, 향후 10년간 회생 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메리츠 3개사는 부동산 신탁 계약을 통해 담보를 확보한 만큼, 다른 채권자들보다 비교적 안전한 위치에 있다.
홈플러스 측은 4조 7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매각할 경우, 메리츠 금융부채 상환에 1조 4000억 원을 사용하고, 남은 금액으로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가용 현금 잔고 3090억 원과 이달 한 달간 예상되는 영업 순현금 유입액 3000억 원을 활용해 납품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전 영향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개시는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풍그룹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재정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사태와 같은 문제를 피하고자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전망과 투자자 대응 방안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최종적으로 얼마나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회생 계획이 진행됨에 따라 채권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과 사모펀드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며, 개인투자자들도 무담보 단기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다시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홈플러스 사태는 기업회생 절차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의 투자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향후 법원의 판단과 홈플러스의 회생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